저탄고지 옹호자가 콜레스테롤에 집착하는 이유

2023. 5. 14. 21:35NO! 저탄고지

저탄고지를 하면 콜레스테롤 수치가 폭발적으로 올라가기 때문이다. 고콜레스테롤혈증이 건강에 치명적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저탄고지가 콜레스테롤 수치와 아무 상관이 없다면 굳이 그렇게 집착할 이유가 있을까? 상관도 없는 콜레스테롤을 옹호하는 데 시간을 낭비할 이유가 있을까? 저탄고지 식이는 어떤 이유든 콜레스테롤을 올리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방어하는 것이다. 콜레스테롤이 나쁘지 않고 저탄고지와 무관하다고 해야 그들 주장에 정당성이 생기기 때문이다. 궁여지책인 것이다. 

 

나는 기본적으로 저탄고지와 저탄고지 의사를 신뢰하지 않는다.
저탄고지를 옹호하는 어떤 의사가 유튜브에서 몽골인은 1년 내내 동물성 지방과 단백질만 먹는데도 건강하게 살고 있다고 주장했다. 몽골은 땅이 척박해서 고기보다 채소와 과일이 더 비싸기 때문에 채소와 과일은 거의 못 먹고 육식만 한다고 주장했다. 그 의사는 SBS스페셜 화면을 자료화면으로 내보내면서 고지방식을 하는 몽골인이 건강하다고 주장했다. 과연 그럴까? 

캡처 출처: 닥터쓰* 유튜브

 

국가별 평균 수명(출처: 2019년 세계보건기구)

과연 동물성 지방을 많이 먹는 몽골인이 건강한지 자료를 찾아봤다. 
사회 환경, 보건 환경, 소득 정도 등 여러 변수가 있을 수 있겠지만 탄수화물 위주 식사를 하는 우리 나라는 세계 3위에 랭크되어 있다. 가장 평균 수명이 긴 나라 중 하나다.

반면에 아래 표를 보면 그 의사 말대로 육식 위주인 몽골인 평균 수명은 222개국 중 153위다. 세계 평균 보다 5단계 높은 수준이며 우리 나라 대비 150위나 아래다. 몽골인은 한국인보다 평균적으로 대략 14년 먼저 죽는다. 

이 의사 말대로라면 탄수화물을 주로 먹는 한국인이 육식을 주로 하는 몽골인보다 훨씬 더 빨리 죽어야 하는데 사실은 정반대다. 왜곡도 이런 왜곡이 없다. 

저탄고지는 진짜 콜레스테롤 수치와 무관할까?
저탄고지를 옹호하는 이들은 콜레스테롤은 대부분 간에서 합성하기 때문에 고지방식이와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국내 최대 저탄고지 커뮤니티에 보면 콜레스테롤이 너무 높아서 염려하는 이들이 상당하다. 자기들도 콜레스테롤 수치는 중요하지 않다고 하면서도 내심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 총콜레스테롤이 300이 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고 무려 500, 700이 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캡처: 네이버 저탄고지 커뮤니티

식이와 콜레스테롤은 관계 없다면서 왜들 이렇게 호들갑일까? 
네이버 최대 채식 커뮤니티에는 저탄고지 커뮤니티처럼 콜레스테롤을 걱정하는 글이 별로 없고 그 수위도 훨씬 낮은 편이다. 

 

진짜 저탄고지는 콜레스테롤과 관계가 없는 것일까? 최근 연구 결과를 살펴보자.

지난3월 CNN에 따르면,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 심장폐혁신센터 율리아 이아탄 박사팀은 미국심장학회·세계심장학회 공동 연례회의(ACC.23/WCC)에서 LCHF(저탄고지) 식단이 나쁜 콜레스테롤을 증가시켜 동맥 막힘, 심장마비, 뇌졸중 같은 심혈관질환 위험을 배 이상으로 높인다고 밝혔다. 
분석 결과 LCHF 식단을 따르는 사람들은 LDL 콜레스테롤과 아포지단백질 B(apolipoprotein B) 수치가 표준식단 그룹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포지단백질 B는 LDL 콜레스테롤 단백질을 감싸는 단백질로 LDL 콜레스테롤 증가 자체보다 더 정확한 심장질환 예측 인자로 알려져 있다. 또 LCHF 식단을 따르는 사람들은 섭취하는 지방 중 해로운 포화지방의 비율이 더 높고 동물성 지방 비중도 33%로 대조군(16%)보다 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11.8년 추적 조사 후 당뇨병, 고혈압, 비만, 흡연 등 다른 위험요인의 영향을 배제한 결과 LCHF 식단 사용자들은 심장동맥 막힘, 심장마비, 뇌졸중, 관상동맥질환 등 심혈관 문제 위험이 대조군보다 배 이상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관련 뉴스도 몇 개 살펴보자.
출처: 구글 뉴스 캡처

그 의사 말대로 저탄고지가 건강한 식습관인지 전혀 확신이 들지 않는다. 


이상지질혈증이 위험한 이유

포화지방산을 과다 섭취하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올라가고 이는 심장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동물성 지방 섭취 역시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고 관상동맥질환, 심근경색, 뇌경색 같은 질환의 원인이 된다. LDL 콜레스테롤이 높을수록 심장병 발병 및 사망이 유의미하게 증가한다. 


결론

콜레스테롤 대부분은 간에서 합성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어떤 이유든 저탄고지 식이를 하면 콜레스테롤 수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것은 사실이다. 콜레스테롤은 체내 염증이 많으면 상승하게 되는데 저탄고지 식이로 인해 염증이 과다 발생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콜레스테롤은 몸에 반드시 필요하고 수치가 높다고 당장 큰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아니지만 과하게 높은 수치는 치명적일 수 있으므로 조심해서 나쁠 건 없다. 
포화지방 섭취를 줄이면 심장병이 47% 감소하고,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는 13% 감소한다. 
복합 탄수화물 위주 채식을 하면 심장병 발병 위험이 25% 정도 줄어든다. 
심장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포화지방, 트랜스지방 섭취를 줄이고, 정제탄수화물을 줄이며, 채소, 통곡물, 과일 위주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