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자연식물식을 하는 이유

2023. 5. 7. 13:50자연식물식

2020년 7월에 시작했으니 벌써 자연식물식을 한 지 1,000일이 훌쩍 넘었다. 우연한 기회에 시작한 이 식단은 내 인생을 바꿨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마도 3년 전 자연식물식을 시작하지 않았다면 지금 당뇨약을 복용하고 있었을 것이다.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당시 체중은 84kg에 육박했고 바지 사이즈는 36인치를 넘었다. 당뇨병 지표인 당화혈색소(HbA1c)는 최대 6.3%까지 나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심각성을 알지 못했고, 섭생을 고치려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기름지고 풍성하게 먹었다. 배가 차게 먹었다. 혈당 같은 건 의식하지 않고 먹고싶은 대로 먹었다. 

나는 20대까지 매우 마른 체형이었다. 군대 갈 때 체중이 약 48kg이었고 제대할 때 약 52kg 남짓이었다. 사회생활을 하고, 결혼을 하면서 체중은 점점 늘었고 공황장애로 고생을 하면서 체중이 급격히 늘었다. 공황장애를 앓던 당시에는 체중이 줄었으나, 치료를 하고 나니 약 탓인지 입맛이 너무 돌아서 급격하게 체중이 증가했다. 

나이 50에 다이어트를 결심하다.
지천명, 50이 되어서 체중을 줄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느 날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다. 지금 생각하면 참 다행이다. 그때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다면 나는 여느 비만인으로 살았을 것이다. 각종 만성질환과 대사성질환에 발암 위험을 안고 살았을 것이다. 

다이어트에 대한 사전 지식이 전혀 없었기에 일단 섭취 칼로리를 줄이는 것으로 시작했다. 칼로리 섭취를 줄여 나가니 체중이 조금식 빠지기 시작했다. 체중이 주는 것이 눈에 보이니 재미가 붙었다. 본격적으로 다이어트 관련 공부를 시작했는데 그때 자연식물식을 접하게 되었다. 

다이어트 원칙 
우선 다이어트에 대한 원칙을 세웠다.

건강이 우선
체중을 줄이고 건강을 해치면 아무 소용없다. 건강하게 체중을 줄이는 것을 제1원칙으로 정했다. 

운동은 적당히 
다이어트는 식단이 우선이고 운동은 보조적 역할을 할 뿐이다. 과한 운동은 활성산소를 만들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고, 또 운동을 매일 할 수 있는 형편도 아니었다. 따라서 운동은 일상생활에서 조금 더 움직이는 것을 택했다. 

지나친 소식 배제
소식은 건강을 지키는 기본 중 하나다. 하지만 지나친 소식은 몸을 망가뜨릴 수 있으므로 하루 생활하는 데 무리가 없도록 충분한 에너지를 먹도록 했다. 

저탄고지 배제, 자연식물식으로 결정
당시에도 저탄고지 다이어트가 대 유행이었는데 나는 저탄고지 다이어트는 처음부터 배제했다. 인체는 포도당을 주 원료로 사용하는데 그걸 거스러는 저탄고지 다이어트는 자연스럽지 않아 보였고 분명 탈이 크게 날 것이라 여겼다. 포도당 대신 케톤을 에너지로 쓴다지만 케톤은 어음 같은 것이라 여겼다. 자칫하면 부도가 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포화지방을 많이 먹을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심혈관질환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 생각했다. 
인체는 약알칼리성인데 산성으로 기울면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 케톤은 산성이기 때문에 인체에 좋을 리 없다. 포화지방 과다 섭취는 심혈관질환 및 발암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동물성식품 과다 섭취는 부정맥, 골다공증, 신장 손상을 일으킬 수도 있다. 
여러 연구에서 육류 위주 식사가 변비, 두통, 입냄새, 월경 이상, 요산 신장 결석, 구토, 고콜레스테롤혈증, 비타민 결핍을 보고하였다. 포화지방은 염증을 유발하고 혈전이 발생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또한 육류와 지방은 소화에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인체가 스스로 치유할 에너지를 다 뺏어가게 된다. 결과적으로 건강한 다이어트에 오히려 방해가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지방은 인슐린 저항성을 높이기 때문에 인체의 포도당 대사를 강력하게 방해한다. 이에 당장 혈당은 덜 오를 수 있으나 종국에 당뇨를 악화시키게 된다. 
저탄고지는 몸을 비정상적인 컨디션으로 만들어 살을 빼는 방법이라고 결론 내리고 자연식물식을 만나게 되었다. 

인체는 우주와 같다
사람도 자연의 일부다. 자연스럽게 살아야 모든 것이 정상적으로 돌아간다. 자연은 거스르는 법이 없다. 자연의 섭리에 역행하게 되면 그 종말은 처참할 수 있다. 
질병은 인체의 조화로운 시스템이 붕괴되면서 시작된다. 자연스럽지 않은 섭생은 몸에 문제를 발생시킨다. 자연과 조화를 이루면서 자연에 가까운 음식으로 필요한 에너지를 얻으면서 살면 최대한 질병에서 멀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봄, 여름, 가을에는 풍성한 과일과 채소를, 겨울에는 감자, 고구마, 호박 등을 먹으면 된다. 자연은 때에 맞춰 흘러간다. 역행하지 않는다. 자연과 밸런스를 맞추면서 살아가면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고 본다. 


현대인은 고기, 가공식품, 화학첨가물 등을 자주 많이 먹는다. 인체에 맞지도 않을 뿐더러 자연스럽지 않은 식품이다. 사실 식품이라고 표현하는 것도 부적절하다. 이런 식품은 인체 생태계를 파괴한다. 서서히 인체를 병들게 한다. 
각종 건강식품도 과하게 먹는 경향이 있다. 아침마다 무슨무슨 건강보조식품을 한 움큼씩 삼킨다. 과연 그런 화학적 아이템이 인체를 건강하게 만들 수 있을까 대단히 의문스럽다. 현대인은 식품을 음식으로 보지 않고, 영양 성분으로 쪼개어 보는 경향이 있다. 영양 성분 낱개를 먹으면 그 음식을 통으로 먹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착각에 불과하다. 각종 영양분이 다양하게 반응하면서 그 조화로움 속에서 인체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것이지 특정 성분 한두 가지가 인체를 건강하게 만들 수는 없다. 자연보다 나은 건강식품은 존재하지 않는다. 

자연스럽게 먹자!
세상에서 가장 자연스러운 음식은 채소와 과일이다. 요리가 필요없고, 복잡하지도 않으며 그냥 먹으면 된다. 채소, 과일은 부작용이 없다. 몸에 좋은 다양한 영양분을 섭취할 수 있고 암, 대사질환 등 현대인이 겪고 있는 많은 문제를 예방해 주거나, 줄여 준다. 
채소, 과일을 통해 섭취한 각종 파이토케미컬은 암 성장을 억제한다. 채소, 과일을 충분히 먹는 것으로 암을 치료할 수도 있다. 암은 세포 속 DNA가 손상을 입으면서 발생하는데, 파이토케미컬은 이 돌연변이 세포에서 시작된 악성 종양에 달라붙어 암세포 성장을 차단하고 암세포가 죽게 만든다. 뿐만 아니라 다른 부위로 침범을 막아 전이 위험성도 낮춰준다.

식물은 땅에 뿌리를 내리면 움직일 수 없다. 외부 환경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파이토케미컬을 만든다. 비닐하우스 같은 온실에서 자란 식물보다 거친 환경에서 스스로 자란 식물에 파이토케미컬이 훨씬 더 들어 있다고 한다. 뭐든 스스로 영차영차 일어선 것이 대단한 것 같다. 
브로콜리, 양배추, 배추, 케일 등은 파이토케미컬이 풍부한 채소다. 모두 항암효과가 탁월하다. 들깻잎 속에 풍부한 '파이톨'이라는 파이토케미컬은 항암, 면역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고 한다. 자연의 색깔과 맛은 전부 파이토케미컬이다. 자연 자체가 강력한 치료제인 것이다. 

자연을 먹는 자연식물식!
자연식물식은 단순한 섭생이다. 통곡물과 신선한 채소, 과일을 충분히 먹는 것이 전부다. 케톤을 발생시키기 위해 쥐어 짤 필요도 없고 대단한 요리를 할 이유도 없다. 눈에 보이는 신선한 재료를 충분히 먹으면 된다. 그게 전부다. 


매일 과일과 채소를 400g 이상 섭취하면 암, 심장병, 치매, 뇌졸중 등 만성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과일과 채소를 많이 섭취하면 삼장병으로 사망할 확률이 크게 낮아진다. 과일과 채소에 풍부한 섬유질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리고, 장으로 흡수되는 포도당의 양을 줄인다. 비타민과 각종 미네랄은 심혈관질환, 뇌졸중 가능성을 낮춘다.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먹는다면 정신 건강에도 큰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체중 감량 및 유지에 과일, 채소보다 나은 음식은 없다. 

혹자는 과일이 달아서 많이 먹으면 살찐다고들 하는데 제대로 알지 못해서 하는 말이다. 과일이 살을 찌게 하는지 빠지게 하는지 알아보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하루 이틀 정도만 과일을 먹어보면 된다. 양을 조절할 필요도 없이 그냥 먹고싶은 만큼 과일을 먹어보시라. 하루 이틀만에도 체중이 줄어드는 것을 알 수 있다. 

과일을 먹으면 혈당이 올라 건강을 해친다는 얘기도 많이 한다. 먹는 당시에는 잠시 혈당이 오를 수 있다. 오랫동안 배인 잘못된 식습관 때문이다. 과일은 아침 공복에 먹는 것이 제일 좋다. 모든 지방을 최소한으로 먹고 과일 중심 식사를 하게 되면 혈당은 2주 정도 안에 안정화된다. 과일을 충분히 즐기고 가공식품을 완전히 끊으면 당뇨병, 암 등에서 해방될 수 있다. 

자연식물식으로 20kg 감량
3년 동안 자연식물식을 해 보니 체중이 20kg 줄었다. 혈당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당뇨에 나쁘다는 과일, 고구마, 감자를 매일 충분히 먹었는데 혈당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간 수치, 요산, 콜레스테롤 등 혈액검사로 알 수 있는 거의 모든 수치가 정상이다. 
배고프게 다이어트 하지 않았다. 통곡물, 채소, 과일을 충분히 먹었다. 운동을 과하게 하지 않았다. 평소보다 조금 더 걷고, 계단으로 몇 층 더 오른 것뿐이다. 그럼에도 20kg이 자연스럽게 줄었다. 
내가 한 것은 가능한 한 자연에 맞추려고 한 것뿐이었다. 스스로 자연의 일부가 되려고 노력했다. 공기처럼, 물처럼, 나무처럼 살려고 했다.